우리의 말은 어떻게 진실이 될까?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대부분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 싶어해요. 물론 곤경에 처했을 때는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싶지만요. (그렇다 해도 우리가 과연 거짓말을 해도되는지에 대해 생각을 멈추면 안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진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단 찾아낸 진실은 계속 보존하려 하지요.
그러나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것이 왜 진실인지 판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철학자들도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진실의 본질을 밝히려고 많은 생각을 해왔답니다.
여러분이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학생들이 자주 접하는 참/거짓 퀴즈예요. 그런데 주어진 질문에 ‘거짓’이 아니라 ‘참’이라고 표시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다음의 참/거짓 문제를 풀어보면 진실에 대한 어떤 철학자의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옳다고 생각하는 답 옆에 X를 표시하세요.
1. 많은 사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분명 진실이다.
2. 당신이 한 말을 내가 믿는다면, 당신이 무슨 말을 했든 그것은 진실이다.
3. 내가 한 말을 나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진실이다.
4. 당신이 무언가를 말하면서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내가 그과 반대 사실을 말하면서 역시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둘 다 진실을 말한 것이다.
5. 당신이 무언가를 말했고 그 말이 현 상태에 일치한다면, 내가 그것과 정 반대의 사실을 말한다 해도 당신이 말한 것은 진실이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논리학 분야의 저서 <범주론(Categories)>에서 “어떤 진술이 참인지 거짓인지는 상황이 실제로 그러한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말했어요. 이를 ‘진리대응론(Correspondence Theory)’이라 부르지요. 이 이론은 첫째, 명제(무언가에 대해 단정하거나 부인하는 문장)만이 참이나 거짓이 될 수 있다고 해요. 둘째, 명제는 세상의 실제 상태에 대응할 때만 진실이라고 인정해요. 그러니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따르면, 위의 처음 네 개의 질문은 ‘거짓’이라 답하고, 다섯 번째 질문에만 ‘참’이라 답해야겠지요.
다음은 아주 쉬운 참/거짓 문제입니다.
지구는 둥글다.
여러분은 당연히 ‘참’이라고 답했을 테죠. 왜냐고요? 지구는 실제로 둥근 모양이니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구형’이라고 해야겠죠). 그런데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관찰을 통해 알 수 있지요. 이렇게 ‘지구는 둥글다’는 명제는 실제 상태에 대응하기 때문에 진실입니다.
+ 생/각/더/하/기/
진실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옳다면, 위의 처음 네 개의 질문은 왜 ‘거짓’이 되어야 할까요? 각 질문에 답을 함께 살펴보세요.
1. 모든 사람이 지구를 평평하다고 믿는다면, (실제로 오랜 세월 동안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왔지요.) 정말 지구가 평평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니죠! 지구는 지금도 둥글지만, 모든 사람이 평평하다고 생각하던 과거에도 역시 둥근 모양이었으니까요. (+질문 더하기 : 많은 사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그것은 진실인가?)
2. 여러분이 말하는 것을 내가 믿는다면, 그것이 무슨 말이든 다 진실이 될까요? 아니죠. 여러분의 말이 틀릴 수 있고 나의 판단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니까요. 사실 이 경우 우리 두 사람 모두 틀렸을지도 몰라요.
3. 내가 무언가를 말하고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는다면, 실제로 진실이 될까요? 그렇지 않겠죠. 내가 실수로 잘못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사실 이런 실수는 자주 일어난답니다! 그래서 세상의 이치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알 필요가 있죠.
4. 상반되는 두 개의 전제가 모두 참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하나가 거짓이거나, 둘 다 거짓일 수도 있지요. 예를 들어 내가 ‘모든 사과는 빨간색이다.’라고 믿고, 친구는 ‘어떤 사과도 빨간색이 아니다.’라고 믿는다면 우리 둘 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빨간 사과도 있고 빨간색이 아닌 사과도 있으니까요. 여러분(또는 친구)이 그것을 진실이라 믿는다 해도 실제로는 거짓을 말한 것입니다.
진실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 존 밀턴(John Milton), 시인
“현실에 순응하지 않아도 된다면 정신 활동은 어려울 것이 없다.” - 마르셀 푸루스트(Marcel Proust),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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