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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思惟)

[Philosophy] 형이상학은 정신을 초월하려는 정신의 노력이다.

by Dongwan. G 2020. 6. 20.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 파르메니데스 Parmenides

 

  이 질문은 다양한 논리 퍼즐의 형태로 응용돼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 오히려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지지요. 아무리 애를 써도 정신 일부분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정신의 다른 부분에 영향을 받으니까요!

 

  우리의 정신에 생각하지 말 것을 요구하지 말고, 완전히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고 요구해볼까요? 어서 해보세요! 여러분의 정신은 텅 빈 공간인 검은 공백을 상상하고 있나요? 그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건가요? 아니죠! 그것은 텅 빈 공간이고, 어둠과 공백은 분명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면 질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아니다’가 되겠지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파르메니데스(기원전 515?~445?)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고 시도해보고, 보통 부정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는 ‘아니다’는 단어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았어요. 하지만 파르메니데스는 우리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된다고 추론했어요. 왜일까요? 우리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결국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란 불가능한 것이죠. 그래서 파르메니데스는 아무것도 아닌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정말 이상한 결론 같지 않나요?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니다(not)’도 존재하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아니다’가 존재하지 않으면, ‘아니다’를 포함하는 문장(예컨데 ‘아테네는 뉴욕이 아니다’)은 의미가 없어지게 되죠. 파르메니데스는 이러한 결론으로 ‘모든 실재는 하나’이며 사물들 사이에 겉으로 보이는 차이점은 단지 환상에 불과하다고 추론했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볼까요? 여러분이 특이한 유머 감각을 가진 철학자가 만든 참/거짓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그 첫 번째 문제는 다음과 같아요. 다음 문장에 ‘참’ 또는 ‘거짓’을 말해보세요.

 

  이 단어는 두 글자로 이루어졌다.

 

  어라? 무척 당혹스런 문제네요. ‘이 단어는 두 글자로 이루어졌다.’라는 문장에서 이 단어란 무슨 단어를 말하는 걸까요? 사실 이 문장은 어떤 단어를 지시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아요. 만약 ‘이 단어’가 ‘단어’를 가리킨다면 문장은 참이 되어요. 하지만 ‘이루어졌다’를 가리킨다면 문장은 거짓이 되겠지요.

 

  우리가 질문의 모호한 점을 지적하자, 철학자는 이 문장을 조금 고칩니다.(질문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단어’라는 단어는 두 글자로 이루어졌다.

 

  이 경우 두 번째 등장하는 단어는 처음에 등장하는 ‘단어’를 지시합니다. (따옴표 안 의 단어) 결국 문장 속의 단어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면 문장의 의미는 명해지고 질문에도 정하게 답 수 있지요.

 

  그러면 ‘의미’ ‘지시’사이의 요한 차이를 처음 질문에 적용해 볼까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 ‘아무것’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걸까요? 아니면 ‘아무것’이 지시하는 개념을 생각하는 걸까요?

 

  ‘아무것’을 개념으로 다면, 특정한 질이나 구조를 가진 관념을 지시하는 것니 다. 그러니 이 경우 ‘아무것’이라는 개념은 ‘어떤 것’이나 ‘모든 것’이라는 개념과 차이가 없어요. ‘아무것’이 개념을 지한다면 이제 우리는 ‘아무것’의 의미에 대해 의 깊게 생각해볼 수 있어요.

  ‘아무것’의 의미 ‘아무것’이 지시하는 대상을 구분한다면 파르메니데스가 생각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는 아무것도 아닐 뿐. - 엄 셰익 William Shakespeare, 시인, 극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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