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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지평을 여는 사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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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映畫)/Film reviews5

영화 <벌새> - 김보라 감독이 그 시절의 나에게, 지금 10대들에게 보내는 위로 여성의식 노래하는 성장서사: 김보라 감독 30대를 다 바쳐 10대 시절의 이야기를 로 완성했다. 10대 시절을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했던 이유가 있었나. =심리학 용어 중에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라는 말이 있다. 내겐 중학생 때의 일들이 미해결 과제처럼 남아 있다고 느꼈다. 그 챕터와 건강하게 안녕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30대를 바쳤다고 하니 장엄해 보이지만(웃음) 이제 하나의 챕터를 끝낸 느낌이 든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이란 시간적 배경이 중요하다. 이 사건이 당신의 삶에 어떤 파문을 남겼나. =당시 중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붕괴된 다리의 이미지가 충격적이었다. 단절과 붕괴는 은희의 삶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난다. 은희의 우주에 계속해서 작은 균열이 생긴다. 그 이.. 2020. 7. 25.
[서평] 영화, 운동성에 대한 몰입된 체험 영화, 운동성에 대한 몰입된 체험 구 동 완 뤼미에르 형제의 많은 영화들은 스크린 속 배우들의 실천이 내러티브의 핵심이 되고, 우리는 그들을 엿보듯이 바라본다. 그런데 유독 을 보면 출연자들의 실천은 기차가 도착할 때까지 유보되며,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도 열차가 역에 완전히 정차했을 때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된다. 기계문명의 발달에 따라 우리의 가시적 삶은 운동의 연속과 함께였다. 실제로 우주를 항해하는 거대한 우주선, 수평선으로 끊임없이 펼쳐진 기찻길을 달리는 기차,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비롯해 우리는 많은 영화들에서 선형적으로 공간을 운동하는 거대한 물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폴 비릴리오는 소멸의 미학에서 “철도, 자동차, 제트기, 전화, 텔레비전 등 우리의 삶 전체는 더 이상 의식도 못.. 2020. 5. 4.
[감상 #3] ‘기억’의 사유와 영화, <태양 없이(Sans Soleil, 1982)> ‘기억’의 사유와 영화 - 구 동 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크리스 마르케의 기억 우리는 크리스 마르케의 ‘기억’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기억’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리고 그것은 왜 영화를 통해 이야기되어야 하는지를 먼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세상을 지각하는 방법에 니체의 사유체계와 플라톤의 체계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존재론적인 우리의 지각 체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유의 시작이라면 우리의 기억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하는 것인가? 크리스 마르케의 기억(존재론적 진실)은 철저히 현실에 기반한다. 그 기억은 인간이 주체가 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과거의 존재는 현실 속 실체적 인간에 의해 기억되고 왜곡되며 망각된다. 때문에 마르케적 사유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먼저 ‘기억’ 자체에 대해 고민해볼.. 2020. 3. 12.
[감상 #2] 아나의 눈으로 구축된 모호함의 서사, 영화 <벌집의 정령> 아나의 눈으로 구축된 모호함의 서사 모호함의 미학, 영화 구 동 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영화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40년은 프랑코가 스페인 내전의 종결을 선언(1939년)한 직후 장장 40년간 이어질 스페인 권위주의 정권의 시작이 되는 시점이다. 프랑코 정권은 특정한 이념적 지향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공산주의자나 아나키스트, 공화주의자 등의 세력을 한데 묶어 좌파로 규정하면서 그들을 철저하게 탄압하였다. 게다가 1940년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있었던 시기인지라 스페인의 권위주의 정부의 집권과 더불어 국제적으로도 매우 혼란한 시기였다. 온갖 이념의 대립, 혼합, 이유 없는 죽음들의 연속, 혼란스러운 거대 질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현재 그리고 불안정한 미래. 스페인 뿐만 아니.. 2020. 2. 26.
[감상 #1] 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영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체된 시각의 확장 기계, 영화 - 지가 베르토프, 구 동 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역사를 곱씹어본다는 행위는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그동안 제도 교육은 ‘역사’라는 학문적 카테고리를 만들어 이를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역사적 지식에 대한 헤게모니를 부여하도록 만들었다. 헤게모니의 부여는 ‘역사’에 대해 바라보고 천착하는 행위가 우리의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그 무언가로 향유하게끔 만든다. 그렇다면 역사는 무엇인가. 역사는 당대의 주체인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추동 시켜 왔는가에 대한 궤적이 아니던가. 즉 추동의 궤적으로써 역사는 현재가 과거와 미래의 불확실성의 연장선상 속 한 가운데에 놓여 있음을 명확히 한다. 그 불확실성에서 궤적의 관성은 작동되며 동시에 그 연장선에서 끊.. 2019. 12. 28.